오지랖과 배려
오지랖과 배려를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
둘 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어떤 행위나 물건을 베푼다는 관점에선 비슷하지만, 대개 배려는 선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오지랖은 불편하거나 오바한다는 의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타인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고자 하는 시점에서는
두 경우 모두 상대방의 요청같은 건 없다.
다만 베풀고자 하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기준하여
상대방의 여건이나 처한 환경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자비심, 공통체 생활, 상대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버무려진 여러 감정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배려 또는 오지랖에 해당하는 행위를 상대방에게 베풀게 된다.
그런데, 그 행위를 받는 상대방이 고마와하거나 유쾌해 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런 행동을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되버려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당사자는 머쓱해지고 만다.
결국 오지랖과 배려를 구분하는 기준은
그 행위를 받는 사람의 response에 달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행위가 발생하는 시간 순서상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는 상대방의 response를 알 수 없으므로
자신이 하는 행위가 오지랖인지 배려인지 구분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물론 상식선에서 누구나 얼굴 찌뿌리는 행위는 오지랖이므로 그럴 경우는 제외하고 배려인지 오지랖인지 아무리 고민해도 판단이 안 설 행위에 대해 국한하고자 한다.)
결국 클리어한 건, 여리고 소심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생활의 에티켓을 제외하고 상대가 요청하지 않는 한
자신이 상대방의 마음을 넘겨짚어 하는 행동은
모두 오지랖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틀 동안 내가 느낀 감정들이 배려인지 오지랖인지 책임감인지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