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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쿠옹 2014. 5. 26. 23:21

송승헌과 온주완이 마녀사냥에 영화 인간중독을 홍보하러 나왔을 때

신동엽이 영화 찍는다는 송승헌에게 '엉덩이 나와?'라고 물어봤었다고 했단다.

 

그 프로그램을 본 이후로 "인간중독=송승헌 엉덩이"로 각인되었는데다가

예고편에서 본 여주인공의 묘한 매력이 궁금해서 인간중독을 보러 갔다 왔다.

 

연기력이 별로네, 영화가 별로라서 송승헌 엉덩이가 멋지지 않더라...등등

영화 보러 가기 전부터 별로라는 평가가 많아서 큰 기대를 안 했던 탓인지

의외로 재미있게 보고 왔다.

 

조여정, 전혜진 등 조연들의 연기가 오히려 주연들의 연기보다 나았고

송승헌은 나름 내면연기를 펼치려 하였으나

신인 여배우의 어색한 연기에 같이 묻혀 발연기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 같아

내심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현실에 적응 못 하는 소심하고 나약한 이미지를 표현하려

송승헌은 연구 많이 하고 노력한 것 같았다.

여주인공의 연기가 조금만 더 받쳐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송승헌 엉덩이는 어땠냐고?

흰 팬티를 입은 송승헌의 엉덩이가 팬티를 안 입은 엉덩이보다 더 섹시했다.

여주인공의 탐스러운 가슴과 찰진 엉덩이와 배틀을 하듯

송승헌의 가슴근육과 엉덩이는 참 멋졌다.

 

역시 감독의 전공(?)을 잘 살려 애정신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잘 그려낸 것 같았다.

적나라하면서도 추하지 않고 농밀하면서도 격정적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사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불륜으로만 느껴져서

송승헌의 애정에 공감하지는 못했다.

영화의 제목이 인간중독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사랑은 아니지만 빠져나오지 못 하는 중독증세.

 

대개 현실에서의 불륜은...

남자는 결국 가정으로 돌아오고, 여자는 가정을 버리고 떠난다...라던데

이 영화에선 그렇지 않은 결말을 맞는다.

육사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순진한 엘리트 군인이

한 여자에 미쳐 엇나가는 선택을 하고 결국 그 선택에 의해 인생의 방향이 뒤바뀌어 버린...

비극적인 이야기랄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자에게 있어 관능미, 원숙미, 청순미, 백치미 중에 최고는 백치미이구나.

남자들이 왜 백치미에 열광하는지 알 듯 말 듯한 애매모호한 느낌으로 극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