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 자기 앞의 생
트위터에서 몇몇 출판사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종종 자기 앞의 생의 한 구절이나 독후감이 리트윗되어 올라오곤 했다.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라고 하고
로맹 가리의 '벽'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한참 전에 사두곤 잊어버렸었다.
뭔가 집중할거리가 필요해서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어 가면서 프랑스 하층민의 삶에 대해
주인공인 모모의 시선에 동화되어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 말미엔 엉덩이로 벌어먹고 사는 직업도 나쁜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사람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주제는
책에서도 그렇고 많은 이들의 인용구와 독후감에서도 인용되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도 책을 읽어가면서도 난 이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도대체 사랑에 왜 이리 사람들이 집착하는 걸까
의문이 가시지 않았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사랑에 대한 나의 개념이 다른 사람과는 달랐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불안했다.
어린 모모의 인생이 어떻게 될 것인지.
책의 결말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과연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외로움.
어린 모모가 감당하기 힘든 공포.
미래에 대한 불안감.
혈연은 아니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
내가 모모라면 느끼는 감정은 이런 감정이었을 것 같다.
결코 사랑은 아니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그것을 사랑으로 정의해버리는 것 같아서
저런 복합적인 감정이 사랑이거나
아니면 난 사랑을 느낄 수 없는 감정의 마비를 느끼는 사람이 아닐까
많은 고민과 여운을 남는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각자 자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지는 힘이 아닐까 싶다.
내 앞에 펼쳐지는 내 삶의 역사를 어떻게 써내려가야할 것인지...
나도 살아있는 캐릭터로 존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