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서 아침에 눈 떠서 눈을 감기까지 모든 것이 재벌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놀라운 사실이었고 건전한 소비, 상생하는 소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된 계기가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도 변해 이젠 더이상 빵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고 점차 빵집에 들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는 오전 시간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어 아침을 꼭 챙겨먹어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 게다가, 요즘 처방받은 약을 먹기 위해선 아침을 절대적으로 챙겨먹어야 하게 되었다.
약을 먹어도 증세가 개선되지 않아 오늘 병원에 가서 쎈 약을 처방받았으므로 아침을 꼭 챙겨먹어야 하는 당위성이 생기고 말았다. 아침 잠이 많은 나로서는 아침밥을 해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 가장 손쉬운 아침식사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빵을 떠올리게 되었다.
저녁 퇴근 길.이라기엔 너무 늦은 아홉시 반 퇴근길. 마을 입구의 거대 체인점 빵집이 눈에 뜨인다.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가며 자주 다니던 곳이었는데, 신문과 방송에서 동네빵집, 동네빵집....하던 게 생각나서 이 빵집을 지나쳐 그야말로 동네 빵집에 들어갔다.
소박한 빵과 과자가 조그만 매대에 진열되어 있었다. 공장에서 만든 빵이 아닌 직접 만든 듯한 빵이 갑자기 어릴 적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며칠 전 성심당에 갔을 때와 비슷하긴 하지만 어딘가 약간 다른 느낌.
정겨운 마음이 생겨 생각보다 빵을 많이 담고.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돌아왔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 차이가 어떤지는 몰라도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공제율이 높다고 하여 그리고 소비자제의 차원에서 앞으로 체크카드를 종종 이용하기로 했다.
체크카드와 동네빵집. 이게 어쩜 당연한 소비의 패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기업, 거대조직의 그늘에 가려있던 나의 무관심이 일깨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나는 내가 왠지 개념소비자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소비의 패턴이 일회성이 아니고, 내가 개념소비자가 아니라 당연한 소비를 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소비를 하자.라고 마음먹었다.
빵은 그동안 먹었던 빵 맛과는 달리 새로웠다. 그리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