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된지는 한참 되었지만 이제서야 음반을 구해 들을 수 있었다.

 

4장의 CD로 구성되었고, 첫 번 째 CD를 듣고 완성도가 너무 뛰어나

Brad가 직접 쓴 liner note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각기 다른 곳에서 녹음한 개개의 곡들을 어쩜 이렇게 배치할 수 있었을까.

 

각 앨범마다 Brad가 원하는 주제대로 선곡한 것을 보면

그가 이 앨범에 쏟은 정성을 그대로 가늠할 수 있게 된다.

 

Brad는 이 앨범을 순서대로 들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꽤 긴 시간이 필요한 청음이지만 며칠간 출퇴근길에 순서대로 다 들어보았다.

 

음을 조합하고 분해하고, 주제를 발전시키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그의 연주방식을 들으며 문득 이전에 발표했던 Live in Tokyo 앨범이 떠올랐다.

 

그 음반도 열심히 들었었는데, 그 때보다 자신의 음악세계를 더 발전시킨

Brad 만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어 왠지 모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의외로 반가웠던 곡은 Junk.

Paul McCarteny의 이 곡은 Jerry Maguire의 soundtrack에 사용되었었는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이 앨범을 통해 다시 듣게 되어 반가웠다.

 

전반적으로 우수에 젖게 만드는 연주와 선곡들이지만

앞으로 정말 많이 듣게 되고 아끼는 앨범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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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알게된지도 어언 20년.

재즈바를 운영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작가가 되버린 걸로 알고 있었기에

그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말에 관심이 갔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닌 개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조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나 할까.

 

요즘 스스로에 대해 고민이 많아 우울해시던 차에

타인의 비평에 대처하는 하루키씨의 방식이 많은 위로가 되었다.

 

최근작은 비교적 진지하고 무거웠지만

그 이전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유쾌한 단편들은

하루키 씨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가감없이 드러내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진실성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가 오랫동안 전업작가로서 활동하고

꾸준히 그리고 일관성있는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주어서 고맙다.

백세 무병장수 하셔서 오래오래 작품활동을 계속 이어주시기를....

 

+ 번역 내용 중 .비이클.이란 단어는 계속 눈에 거슬렸다.

본문 중 영어 단어를 병기한 몇몇 단어처럼 vehicle이라고 같이 써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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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Mehliana 내한 공연 때 멜다우씨가 연주하는

My favorite thing을 듣고 작은 감탄과 흐뭇함을 느꼈었더랬다.

 

요즘은 출근할 때 iPod을 suffle mode로 해놓고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하는데

멋진 연주의 my favorite thing이 흘러 나와 깜짝 놀랐다.

 

곡목을 확인하니 Brad Mehldau가 Live in Marciac 앨범에서

이미 My favorite thing을 연주한 적이 있었다.

 

훔치고 싶은 그의 왼손이 돋보이는 연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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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hliana Live in Seoul

@우리금융아트홀

14th Mar 2015

 

'He is a talented pianist And he is a talented drummer'

 

Brad Mehldau와 Mark Guiliana가 결성한 Project Duo Mehliana의 서울 공연에 다녀왔다.

 

Largo 이후 오랫만에 선보이는 화려한 음색의 음반.

 

 

Images from Mark Guiliana's instagram.

 

내 자리는 멜다우씨의 등짝과 쥘리아나씨의 정면이 보이는 자리.

예매가 좀 늦어 가운데 열이 아닌 왼쪽 열을 예매하며 아쉬워했었는데 자리는 좋았다.

 

멜다우씨는 저 사진과는 다르게 공연 내내 정체불명의 모자를 쓰고 계셔서 시선이 계속 그 모자에 고정되었다.

멜다우는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 위에 한 대의 신디사이저를 그와 직각 방향으로 또 두 대의 펜더 로즈와 신디사이저를 두었는데

흡사 악기의 구성이 PMG의 Lyle Mays를 떠오르게 했으나,

막상 연주가 시작되니 Lyle의 기억은 사라지고

멜다우씨의 creativity와 그의 signature style이 무대를 꽉 채웠다.

 

쥘리아나씨의 드럼구성은 (Antonio Sanchez와는 다르게) 단촐했는데,

이런 단촐한 악기 구성으로 어쩜 그리 파워풀한 연주를 할 수 있는지,

보는 내내 He is talented.라는 문장만 생각이 났다.

 

주로 앨범 Taming the dragon에 있는 곡을 연주했는데 exit music의 연주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encore로는 의외의 선곡! My Favorite Things를 연주해서 신선했다고나 할까.

 

 

 

Youtube를 찾아보니 이미 연주한 짧은 동영상이 있었다.

이것 보다 훨씬 파워풀하고 신나는 연주를 들려주긴 했는데

그가 My favorite song을 선곡했다는 것이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반가웠다.

 

공연 끝나고는 사인회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멜다우씨 사인은 번번히 못 받게 된다.

시간이 늦어 구경도 못하고 급하게 돌아왔다.

 

Antonio Sanchez의 연주를 처음 봤을 때 받은 감동과 비슷한 감동을

Mark Guiliana의 연주를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훌륭한 연주를 계속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하다.

 

멜다우씨는 살은 좀 빠졌는데 볼 때마다 어디 아픈 사람 같아서 마음이 좀 불안하다.

그가 백발 (이미 흰머리는 많지만 ㅠㅠ) 노인이 될 때까지 그의 음악을 들으며 함께 늙어가고 싶단 바램이 간절해진다.

멜다우씨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음악활동을 계속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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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사서 읽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올해의 대상은 김숨 작가의 뿌리이야기.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고 간간히 단편소설을 읽긴 했지만

진지하게 정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자선작인 아내의 왼손이 없어진 이야기는

읽는 내내 목을 옭죄는 느낌이라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나라면 아내를 데리고 제일 먼저 정신과부터 가버렸을듯.

처음부터 진을 빼서인지 우수작들은 더 읽을 기력이 없었다.

 

근 몇 년새 가장 힘들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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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최초로 4쇄를 찍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부터 읽고 호기심에 주문.

 

받고 나니 왜 4쇄를 찍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5쇄까지 발행했다고 한다)

 

김훈, 김연수, 은희경, 성석제, 김영하, 박현욱, 김언수, 천명관, 박민규, 김유진, 손보미 작가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창간 20주년 기념호로 단편소설 라인업이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에 총출동한 아이돌 가수 리스트와 필적할만 했다.

 

문예지를 자주 사지는 않지만 가끔씩 가볍게 단편소설을 읽고 싶을 때,

새로운 작가를 만나고 싶을 때 사서 읽는 편인데

이번 겨울호는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즐겁게 읽고 소장할 수 있었다.

 

한 해의 시작을 맛난 과자만 들어있는 종합선물셋트로 시작한 것 같아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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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ig step for me as composr and bandleader...a project together with some of my favorite musicians on the planet who also happen to be friends and especially, musical heroes of mine. - Antonio Sanchez -

 

 

 

<Antonio Sanchez / Brad Mehldau / Matt Brewer >

1. Nar-this     2. Constellations    3. Big Dream

 

<Antonio Sanchez / John Scofiled / Christian McBride >

1. Fall    2. Nooks And Crannies    3. Rooney and Vinski

 

<Antonio Sanchez / Joe Lovano / John Patitucci >

4. Leviathan   5. Firenze   6. I Mean You

 

 

갑자기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며 전화기에 저장해두었던 mp3를 출근시간에 듣게 되었다.

한동안 좋아하는 뮤지션의 신보가 나오면 의리로 사서 사무실 컴퓨터에 mp3로 저장해 두고

잘 듣지도 않았던 터라 오랫만에 차에서 들은 음악이 반갑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지금 찾아보니 2014년에 산 음반이 고작 7장인걸 보면 정말 음악을 안 들었구나 싶다.

어쨌거나 길어진 출퇴근 운전시간에 대비하는 자세로 iPod를 점검해보니 전혀 업데이트가 안 되었고,

새로운 음악을 들어보고자 교보문고에 가서 음반을 검색하다가

Antonio Sanchez의 Three Times Three가 눈에 띄여 구매했다.

 

2000년대 초반 Pat Metheny Group의 drummer Paul Wertico의 후임으로 PMG에 join한 Antonio Sanchez.

Speaking of Now, The Way Up 내한공연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drum 연주에 반해

한 때는 Pat보다 Antonio의 연주가 더 기대되기도 했었다.

 

이미 Migration이라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앨범이 있고 그 이후에도 두어장의 음반을 내긴 했지만

Pat Metheny라는 이름에 가려 그의 리더작들은 그다지 주목을 못 받았을 것도 같다.

사실 나도 Migration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음반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았으니까.

 

음반이 도착했지만 컴퓨터에 ODD가 없어 며칠을 가지고 있다가 이제서야 듣기 시작했다.

 

Antonio Sanchez를 포함하여 각기 다른 3 Jazz Trio 구성으로 각각 3곡씩 연주하고 있어

앨범 제목을 Three Times Three로 지은 것 같다.

각각의 라인업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다.

 

앨범을 들어보니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금 듣는 곡은 Leviathan.

Antonio의 단단하고 화려한 drum bit와 John Patitucci가 든든하게 받쳐주는 bass, 그리고 Joe Lovano의 연주가

복잡한 머릿속 생각을 다 잊고 음악에만 집중하게 만들어버린다.

 

피아노, 기타, 색소폰을 각각 lead instrument로 변화를 주어 구성한 Trio.

각기 연주자의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곡을 쓴 Antonio.

 

서두에 옮겨 놓은 Antonio의 말처럼 a big step이 될 앨범으로 생각된다.

한동안 이 앨범만 듣게될 것 같다.

 

@ 이 앨범 구성을 보고 난 Michael Brecker의 Time is of the essence 앨범을 떠올렸다.

Elvin Jones, Jaff "Tain" Watts and Bill Stewart.

이렇게 시대를 달리한 drummer 세 명이 세 곡씩 연주한 앨범이고

이미 고인이 된 Michael Brecker의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이 Three Times Three의 booklet에 Antonio Sanchez는 Michael Brecker를 언급했다.

Brecker가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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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

 

오랫만에 킬킬대며 웃거나 오랫만에 밑줄 치고 싶은 문구를 발견하게 된 책.

 

그가 오래오래 다작을 해줬으면 좋겠다.

 

일본으로 훅 떠나 그의 소설 속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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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 보다

read 2015. 1. 2. 15:53

김영하 산문집

 

오랫만에 새 책을 내신터라 내심 기대.

여전한 그의 필력에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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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 투명인간

read 2014. 9. 15. 22:36

내가 제일 처음 성석제의 작품을 읽은 것이

쏘가리인지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처음 그의 글을 읽고 나서 20여년 가까이

그의 신작을 거의 모두 사서 읽어왔다.

 

그런데, 내가 변해서인지 그가 변해서인지

어느 산문집 (소풍이었던 것 같다)을 읽는 동안

어느 부분에서 갑자기 거부감이 들었고

그 이후로는 그 거부감이 주욱 계속되어

한동안 기쁨이 아닌 의리로 그의 신작을 사서

꾸역꾸역 읽어야 했다.

 

전작 단 한 번의 연애를 너무 괴롭게 읽은터라

이 투명인간도 사지말까? 하다가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읽어온 기간에 대한 예의로

구입을 했고 첫 장을 읽을 때까진 신선했다.

 

제목도 투명인간이었고, 첫 장에서부터 투명인간이 등장해서

나름 황당무계한 SF적 요소가 있을줄 알고 기대하며 읽었는데

몇 장 읽고 나서는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 정말 읽기 힘들었다.

 

김만수라는 평범한 한 아이의 탄생부터

투명인간이 되기까지의 그의 일생을

그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얘기하는 구조로 소설은 전개된다.

 

문득 포레스트 검프가 떠오른다.

그는 약간 어눌하고 바보같은 인물로 묘사되지만

포레스트 검프라는 인물은 미국을 과거부터 그 당시의 현재까지 이끌어온

미국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평론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김만수도 마찬가지로, 김만수가 거쳐온 삶은

우리 한국의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독히 가난한 시골에서 형제들과 부대끼며 경쟁하며 살다가

서울로 상경하며 도시의 변두리에서 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여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한 땐 먹고살만한 때도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이룩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밸런스가 맞지 않은 사회의식의 대립으로 인해

서로 다투고 찢기고 상처만 남게되는 소시민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집안의 희망, 장남의 공부와 출세를 위해 소를 팔거나

밤새워 미싱을 돌려 큰오빠 또는 동생들을 공부시켜야하는 어느 집안 딸들의 모습.

이런 묘사들이 나의 과거의 삶을 계속 상기시켜 책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어렸을 땐 가난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나서 생각하니 그 때 우리집은 정말 가난했었구나,

그 정도로 가난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의 나는 이것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 있었을텐데...

이런 생각을 가끔 하곤 했다.

물론 지금 먹고살만하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결핍 뿐만 아니라

내게 부족했던 유년 시절의 많은 결핍들이 자꾸 떠올라

이 책을 읽는 내내 김만수씨의 과거와 나의 과거를

평행하게 머릿속에 떠올리며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난 그들이 투명인간이 된 게 아니라

모두 이 세상에서 생을 끊은 채

영혼으로서 한 가족을 이뤄 드디어 행복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투명인간이 되었든 아님 내 생각대로 그들이 귀신이 되었든

그 삶만큼은 화목하고 행복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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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 - 김만수의 주변인물이 모두 1인칭 시점으로 말한다는 것 -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매 단락을 읽으면서 이건 누가 말하는 건가...참 헷갈리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책의 클라이막스는 제일 마지막장.

소름끼치는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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