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새 소설책.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몇 년 만의 소설책 출간이라 꽤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얇아서 실망했다.
이미 퀴즈쇼에서 작가 사인본을 받은 터라 이 사인본은 그닥 흥분되지도 않았다.

여남은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여행자 도쿄편에 수록된 마코토.
다른 하나는 이상문학상 수상집에 수록된 아이스크림.

마코토는 또 읽어도 문장이 시원시원한게 참 맘에 들었다.
로봇 편에선 나도 그런 로봇 하나 집에다 사뒀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해보았고
여행 편에선 헤어진 옛 애인은 절대로 만나선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주었고
밀회 편에선 나의 결핍된 친밀감을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을 찾았다.

그녀는 정말 내 모든 뼈가 으스러지도록 껴안습니다.
나는 그녀가 친밀감에 굶주려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설령 뼈가 부러지더라도 참을 생각이었습니다.
- 김영하, 밀회

하루만에 뚝딱 읽어버렸다.
괜히 허전해진다.

Posted by 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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